<술독, 공해독 이만한 해독약도 없다 - 명태>

술독·공해독 이만한 해독약도 없다 - 명태

-일요신문

예로부터 "맛 좋기는 청어, 많이 먹기는 명태"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태를 즐겨 먹었고 명태는 흔한 생선이었다. 그러나 꼭 흔하기 때문에 많이 먹은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건사 방법에 따라 황태 북어 동태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맛과 향을 달리할 수 있었고 보다 중요한 이유로 단순히 식품 이상의 건강효과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명태는 구하기 쉬운 일반 식품이면서도 값비싼 약재 이상의 효능을 갖고 있다. 몸 안에 축적된 여러 가지 독성을 풀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데 탁월할 뿐 아니라 흔하게는 술독을 푸는 데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다.

현대인들에게도 몸 안에 찌든 공해독을 제거하고 화공약품이나 농약 중독, 광견독, 지네독, 연탄가스 중독 등 각종 독성을 제거하는 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 밖에도 흔히 나타나는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고 알레르기로 인한 각종 질병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다. 말린 북어의 질긴 육질 때문에 부드러운 식품을 선호하는 아이들로부터 곧잘 외면 받는 생선이 됐지만 그 효과를 생각하면 가끔은 반드시 먹어야 할 건강 찬거리라 할 수 있다.

감기 몸살 등 감염질환 회복 돕고 간 보호 효능도 고은국물 꾸준히 먹으면 알레르기 체질도 개선

명태는 원래 겨울 생선이다. 평시에는 겨울에 잡아 말려둔 북어를 먹어야 했다. 그러나 원양어업의 발달로 이제는 사시 사철 손쉽게 생태를 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흰살 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 이 때문에 우리가 흔히 먹는 맛살류도 명태살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명태는 건사하는 방법에 따라 동태와 황태, 북어로 나뉜다. 막 잡은 상태 그대로의 것을 명태 또는 생태라 부른다.

황태는 일교차가 크고 추운 지역에서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4월까지 눈을 맞히며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해서 만든다. 낮에는 겉만 살짝 녹았다가 밤이면 꽁꽁 얼기를 20번 이상 반복한 끝에 질 좋은 황태가 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명태는 속살은 솜같이 부드럽고 맛은 고소하며 색깔이 누런 빛을 내게 된다. 눈 속에서 자연상태로 말리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 은은하고 깊은 특유의 향내가 오랫동안 보존돼 가장 고급스런 명태 가공식품으로 꼽힌다.

기후조건이 맞는 동해의 대관령이나 설악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그러나 건조시키는 도중 기온이 너무 오르거나 더운 바람이 불면 황태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바람을 받으며 한 달 정도 건조된 것이 전통적인 북어다. 황태보다 딱딱하나 해독 기능이 뛰어나 술국으로 주로 애용된다. 그대로 고추장을 찍어먹는 간편한 안주감으로도 그만이다.

명태살의 주요 성분은 단백질이며 칼슘 또한 풍부하다.

말리지 않는 보통 크기 명태 1마리에는 보통 단백질 20.3g, 칼슘 100mg, 철분 4.2mg, 인 202mg, 당질 0.9mg, 철분 4.2mg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단백질의 함량은 말리면 배로 늘어난다.

명태의 간유(간에서 뽑아낸 기름)에는 대구 한마리의 3배량에 해당하는 비타민 A가 들어 있어 영양제로서의 가치가 뛰어나다. 자주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

또 명태에는 인체 각 부분의 세포를 발육시키는 데 필요한 ‘리신’이라는 필수 아미노산과 뇌의 영양소가 되는 ‘트립토판’이 들어있어 건강 유지에는 그만이며 기름기는 상대적으로 적어 비만환자나 노인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명태는 열이 많이 나는 질환에 좋다. 감기 몸살이나 다른 감염으로 인한 급성질환의 경우, 식욕도 떨어지고 소화도 잘 되지 않아 칼로리 높은 음식이나 생선을 먹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뜨거운 명태국을 먹으면 땀이 나면서 회복이 빨라진다. 명태는 열을 가하면 살이 쉽게 풀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도 잘 소화시킬 수 있으며, 성질이 따뜻해 손발이 찬 사람에게도 좋다.

무엇보다도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명태의 해독 기능이다.

알게 모르게 농약이 남아 있는 채소를 먹고 매연에 찌든 공기를 호흡하면서 몸에 독이 쌓이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 화공약품을 다루거나 농약을 직접 만지는 사람은 더욱 위험하다. 수십 년간 농사를 짓던 농부가 손으로 조금씩 침투한 농약이 쌓여 농약중독으로 쓰러지는 일도 심심찮게 생기는데, 체내에 독성이 쌓이면 피가 탁해지고 간장에 독혈이 모여 건강을 헤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이는 독을 바로 바로 빼내지 않으면 어느 날 문득 질병 선고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명태국은 체내의 독성을 제거하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날 때까지 끓여 국물만 냉장고에 따로 보관하며 음료수처럼 마셔도 된다.

명태는 북해나 태평양에서 우리나라 연안으로 돌아와 36일 정도가 지나면 약효를 띠게 되는데 북해나 남극에서 쌓인 영양분이 따뜻한 적도선상을 지나면서 잘 녹아 해독효과를 지닌 성분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도 명태는 간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해장국 재료로 좋으며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도 명태를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명태의 여러 가지 가공형태 가운데 가장 고급으로 치는 것은 황태다. 육질과 향기가 산에서 나는 더덕과 비교할 만하다 해서 ‘더덕북어’라고도 불렸다.

명태가 마르면서 황태가 되면 단백질의 양은 2배로 늘어나는데 단백질이 전체 성분에서 56%를 차지할 정도의 고단백식품이 된다. 그러나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는 고급 단백질이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메티오닌’을 비롯한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혹사당하는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킨다. 고단백 저칼로리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피로회복, 혈압조절에도 효과가 있다.

명태 고유의 해독 성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황태 국물은 특히 일산화탄소(연탄가스) 중독을 푸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수화물 칼슘 인 지질이 들어 있는데 지질의 함유량은 다른 생선보다 적어서 맛이 개운하다.

명태의 효능 중 가장 놀라운 것은 알레르기 체질을 바꿔준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개선을 위해 북어나 황태를 이용하려면 썰지 않은 무를 통째 같이 넣고 북어가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끓여 국물을 내면 된다. 우러난 국물을 음료수처럼 늘 곁에 두고 마셔야 하는데, 한두 달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몇 개월 이상 꾸준히 먹어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방법으로 걸핏하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이유 없이 온몸이 가려운 증상, 알레르기로 인해 몸이 부어 오른 증상을 고친 사례가 많다. 병원에서 피부 테스트를 통해 알레르기성이라는 진단만 받았을 뿐 뾰족한 해결책이 없던 사람들이 북어국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 하지만 북어의 어떤 성분이 작용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결과는 나와 있지 않다.

한의학계 일부에서는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소화기에 이상이 생겨 발병한 알레르기나 두드러기인 경우라면 열을 내려주는 명태의 성질이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검증은 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북어 달인 물은 관절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몸에 생긴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근해에서 잡히는 명태는 몸 길이가 40cm 안팎이지만 수입산은 국내산보다 6∼7cm 정도 더 길고 가슴지느러미가 검정색을 띠며 수염이 없는 것이 특징. 단순한 맛보다 약효를 목적으로 한다면 반드시 국내산을 골라야 한다. 싱싱한 명태는 눈이 맑고 밖으로 약간 튀어나와 있으며, 껍질에 광택이 있다.

싱싱한 명태가 아니라면 싱싱한 상태에서 잘 건조된 북어나 황태를 구하는 것이 좋다.

북어나 황태로 국을 끓일 때 귤을 이용하면 더욱 좋다. 이름하여 ‘귤북어국’. 서울 우리한의원 김수범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술을 깨게 하는 한약재로 귤의 껍질을 말린 진피를 많이 쓰는데 진피가 없으면 귤 껍질을 그대로 이용해도 괜찮다”며 귤북어국을 권한다. 보통 북어국처럼 끓이돼 북어를 넣을 때 귤 혹은 진피를 함께 넣으면 된다.

윤은영 건강정보작가 godyd@ilyo.co.kr